주택시장을 겨냥한 정부의 `핀셋 규제`가 잇따르면서 같은 도시에서도 규제지역과 비규제지역으로 시장 분위기가 갈리는 분위기다. 규제지역 지정 여부에 따라 청약경쟁률이나 집값 상승폭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는 도시 내에서도 구별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다른 대표적 케이스다. 안양시는 지난해 8·27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만안구와 동안구 중에서 동안구만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조정대상지역은 1순위 청약 자격요건이 까다로워지고 분양권 전매 기간도 최대 소유권이전등기일까지 제한된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도 비조정대상지역 대비 10%포인트씩 줄어든 60%, 50%가 적용되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추가 과세 적용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규제를 비켜간 만안구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출, 청약, 분양권 전매 등 부동산 전반에 걸친 정부 규제를 피한 만안구는 월판선을 비롯해 신안산선·BRT(간선급행버스) 노선 등 교통호재까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실제 안양시 만안구의 집값은 최근 큰 폭으로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2018년 9월~2019년 9월) 안양시 만안구의 3.3㎡당 평균매매가격은 4.17%(1342만원→1398만원) 상승했다. 이는 안양시 평균 상승률(1.75%)을 두배 이상 상회하는 것은 물론 규제지역인 동안구의 상승률(0.80%)도 훨씬 웃도는 수치다.

개별 단지 상승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만안구 석수동에 위치한 `석수역 푸르지오`(2009년 6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지난 9월 6억7700만원(14층)에 손바뀜이 이뤄지면서 작년 동월(5억6800만원, 2층)에 거래된 것보다 1억원 이상 훌쩍 뛰었다. 인근 만안구 안양동에 올해 1월 입주한 `안양역 한양수자인 리버파크`(2019년 1월 입주)도 전용 59㎡가 지난 7월 5억1000만원(6층)에 거래되면서 최초 분양가(3억2170만원)에서 무려 1억8000만원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만안구의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265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109건)과 비교해보면 무려 2배 이상 증가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 109건 △2월 102건 △3월 113건 △4월 122건 △5월 123건 △6월 157건 △7월 217건 △8월 265건이다.

이처럼 최근 만안구 일대가 가파른 집값 상승세를 이어가는 원인으로는 우수한 서울 접근성과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운 비규제지역이란 점을 꼽을 수 있다. 안양시 만안구는 금천구·관악구와 맞닿은 서울 접경지역인 데다 지하철 1호선 4개역(명학역·안양역·관악역·석수역)이 정차하고 제2경인고속도로 및 경수대로(1번국도)가 관통하고 있어 서울 중심업무지구는 물론 수도권 전역으로의 이동이 수월한 편이다. 여기에 각종 정부 규제를 피한 비규제지역인 만큼 풍선효과까지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만안구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 동안구가 조정대상지역이 된 이후 만안구 일대로 실거주 및 투자 문의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보아 대출 및 전매가 비교적 쉬운 비규제지역이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안양시에 계획된 각종 교통호재가 만안구에 집중돼 있는 만큼 당분간 시세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안양시 만안구에는 대형 교통호재가 잇달아 예정돼 있다. 우선 수도권 동서를 잇는 월곶~판교 복선전철이 석수동과 안양동 일대에 신설될 예정이다. 해당 노선은 지난해 11월 기본계획발표 후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시흥 월곶역을 기점으로 광명, 안양을 거쳐 성남 판교까지 연결되는 총 34.15㎞ 규모로, 2025년 개통 시 시흥 월곶역에서 성남 판교를 20분 안팎이면 이동할 수 있다.

지난 9월 착공에 들어간 신안산선 복선전철도 만안구에 위치한 석수역을 경유하게 된다. 안산 한양대역에서 시흥, 광명, 안양을 거쳐 서울 여의도역까지 이어지는 이 노선은 총 44.7㎞ 구간이다. 2024년 노선이 완공되면 안산 한양대역~서울 여의도역까지 25분, 시흥 원시역~서울 여의도역까지 36분이 소요되는 등 기존 이동시간 대비 50~75%가량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망 개통 소식 이외에도 안양동 일대 예술공원사거리에는 수원 장안구청과 구로디지털단지역을 잇는 BRT 노선이 2021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전용도로가 생기는 BRT 노선은 기존 버스와 달리 정해진 시간에 맞춰 운행돼 높은 교통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규 분양 단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다. 지난해 7월 만안구 안양동에 공급된 `안양씨엘포레자이`(2021년 2월 입주 예정)는 지난 2월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이 단지는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무려 144건의 분양권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3월 전매가 풀린 인근 `안양KCC스위첸`(2021년 7월 입주 예정)도 20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임에도 6개월간 33건의 분양권이 거래됐다. 이 단지는 지난해 9월 분양 당시 1순위 평균 32.69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양시의 대표적인 구도심인 만안구는 평촌신도시에 가려져 저평가됐지만 최근 서울과 가까운 비규제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데다 수도권 광역교통망 구축에 따른 철도 및 도로망 개선이 본격화하면서 새로운 주거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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